도안동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안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홍보하는 현수막 자료 : 대전광역시청 대중교통과
도안 중앙차로는 유성네거리와 용계동을 잇는 도안대로, 만년교와 가수원네거리를 잇는 도안동로에 대전 최초로 설치됐습니다.(다음 페이지 참조) 이들 도로가 있는 도안신도시는 유성온천과 진잠.관저지구 사이의 대전 서남부 지역으로 약 2만 1천여 세대 규모로 개발되고 있는 곳입니다. 중앙차로는 도안대로와 도안동로에 각각 3km, 5.1km 설치됐는데요. 도안대로는 아직 일부만 개통된 상태라 나머지 구간이 개통하면 설치구간은 더 늘어날 예정입니다.
현재 도안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지나는 시내버스는 기존에 도안대로와 도안동로를 운행하던 11번 외곽버스, 106번, 113번, 115번, 312번, 706번 시내버스와 급행 3번 등 7개 노선입니다. 아직 도안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중앙차로로 인한 운행속도 증가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이미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효과도 있습니다. 정류장이 도로변에 있어 정차를 위해 차로를 변경하거나 승용차나 택시들이 끼어들어 감속하는 일이 줄어들어 기사님이 운전하기도 편해지고 승차감도 좋아졌습니다. 시간에 따른 교통량의 영향을 받지 않아 시내버스의 정시운행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에서 중요한 안전, 속도, 정시성이 모두 좋아진 것입니다.
중앙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은 시내버스 이외에 36인승 이상의 대형 승합차량과 신고필증을 부여받은 어린이 통학차량 등 입니다. 취재 당일에도 관광버스와 시외버스가 중앙차로를 달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왜 중앙차로인가요?
흔히 볼 수 있는 버스전용차로인 가로변버스전용차로는 도로 최외곽차로에 설치돼있어 우회전차량의 진출입으로 사고위험이 높고, 노면상태가 불량하고 차로 폭이 좁은 경우가 많아 통행에 문제점이 많습니다. 특히 불법주정차 차량 및 택시 대기열로 인해 차로가 점유당해 아예 통행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중앙버스전용차로입니다. 중앙차로는 1995년 경부고속도로 서초나들목에서 신탄나들목 사이에 최초 개통하고 일반도로에는 1996년 서울시 천호대로에서 처음 개통하여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가로변버스전용차로는 승용차나 택시의 침범이 빈번합니다.
중앙차로는 일반도로에 파란 차선만 새로 긋는 가로변차로와는 달리 도로 가운데 정류장을 짓고 중앙차로 전용신호등을 설치해야 하는 등 설치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차로에는 버스가 아닌 다른 차량이 들어올 일이 없고 이름 그대로 도로 한 가운데를 지나기 때문에 가로변차로의 단점들이 해결됩니다. 정류장이 차로 바로 옆에 붙어있어 차로변경없이 정류장에 정차가 가능해 정류장 진출입에 따른 운행지연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버스의 통행속도가 개선되는데요. 도안동로를 전구간 통과하는 급행3번의 경우 평균 통행속도가 21.9km/h로 대전의 다른 주요간선도로의 평균 통행속도인 16.8km/h보다 5.1km/h가 더 빨랐습니다. 도안동로의 출근 시간 승용차 평균 통행 속도인 20.2km/h보다도 더 빨라진 것입니다.
진잠․관저지구의 역사는 급행3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도안 중앙버스전용차로가 빛을 발하는 데는 개통과 함께 신설된 급행3번이 한 몫을 했습니다. 급행3번 개통 전에는 진잠․관저지구 주민들이 둔산으로 나가려면 시내버스를 한 시간이 넘게 타야 했습니다.(수도권 주민들이 생각하기에 한 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만… 대전에서는 1시간 거리면 엄청 먼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급행3번이 도안동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타고 쌩쌩 달리면 출퇴근시간에도 30분 만에 둔산까지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거의 절반에 가깝게 단축된 셈이죠. 지역 주민들도 이동 시간 단축을 반기고 있습니다. 한 승객은 "(진잠․관저에서)둔산이 멀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급행 3번은 또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대전시 최초로 저상버스로만 이루어진 노선이라는 점인데요. 노선에 배차된 차량 9대가 모두 저상차량으로만 구성돼 있습니다. 덕분에 10~20대의 차량 중 2~3대만 저상차량인 일반 노선에 비해 교통약자가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급행3번 개통 홍보 포스터. 사진의 차량은 114번 차량을 수정. 자료 : 대전광역시청 대중교통과
급행3번 실제 운행 차량.
중앙버스전용차로 초기 시행착오 최소화에 노력
대전시에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고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중앙차로 사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정류장에 펜스를 더 많이 설치하고,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충돌사고를 막기 위해 교차로나 정류장이 아닌 곳에는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습니다. 중앙차로 전용신호에는 처음부터 버스모양의 신호를 사용하여 혼동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또 전용차로 위반, 버스전용신호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긴 시간을 두고 홍보를 하기도 했는데요. 전용차로 위반 단속은 10월부터 고정식 카메라로, 11월부터는 차량부착 카메라와 고정식 카메라 모두를 사용하여 단속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앙정류장에는 안전을 위해 울타리가 많이 설치돼있고, 중앙차로 정류장, 교차로 이외에는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설
치돼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충돌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중앙차로 전용신호도 설치됐습니다.
옥에도 티는 있다.
아무리 완벽히 준비하려고 해도 문제는 생기기 마련입니다만 다행히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중앙정류장 부근에서 배수가 잘 되지 않아 물이 고이는 문제나 정류장 방향이 확인이 잘 되지 않는 문제는 빠른 시일내에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하네요. 이 외에 일부에서 승용차 통행속도가 중앙버스전용차로 시행 전보다 떨어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실제 개통전과 비교해 큰 차이 없이 다니고 있고 모 인터넷 신문사의 현장실험결과 출퇴근시간에도 급행3번과 승용차모두 33분이면 도안동로를 통과하여 정부청사까지 갈 수 있다고 확인이 됐습니다.
다만 중앙차로의 간판스타 급행 3번에게는 몇가지 해결할 점이 있었습니다. 최초 예상했던 편도 35분 운행이 실제로는 40~45분이 걸려 기사님들의 휴식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었는데요. 정부종합청사종점에서는 1분도 채 쉬지 못하고 다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원내차고지에서 역시 다른 기사님들에 비해 턱없이 짧은 시간만 쉴 수 있었는데요. 개통한지 얼마 안돼 승객이 적은 지금도 배차간격을 맞추기어렵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적어도 3~4대 증차는 불가피해보입니다.
운행노선을 변경했으면 하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승객들은 유성온천역 네거리를 지나지 않아 타 노선이나 도시철도로의 환승이 불편하다는 반응입니다. 기사님들도 “도안동로에서 만년교로 우회전하기 위해 버스전용차로를 벗어나는 짧은 구간에서 시간이 지체된다”며 “유성온천역 네거리에서 우회전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도안동로에서 만년교로 우회전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차량들.
발전하는 대전시 대중교통
대전시에서는 현재 세종시와 유성터미널, 세종시와 대전역을 잇는 광역BRT(간선급행버스체계)건설을 추진 중에 있는데요. 이 역시 중앙버스전용차로 형태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종시-대전역 노선의 경우 친환경성을 고려하여 KAIST에서 개발한 OLEV(온라인 전기버스)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기도 합니다
모터쇼에 출품된 온라인 전기버스.
또한 도안 중앙버스전용차로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도시철도가 통과하지 않는 도로(동서대로 등)를 중심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시내버스를 30~50대 정도 증차하는 등 대중교통 사용 편의 증대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는데요. 앞으로도 발전하는 대전광역시 대중교통을 기대해봅니다.